여자친구와 강남에 새로 생긴 파파이스를 방문했다. 어릴 적 엄마와 손잡고 갔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파파이스 매장이 전국에 거의 없다. 현재 서울에는 강남점, 구로점 두 곳뿐이다. 전국적으로 봐도 별로 없다. 내 기억에 파파이스는 비스킷과 감자튀김이 맛있었다. 사람 기억이란 참 신기하다. 맛, 향, 촉감 등 감각과 연합되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훈훈한 비스킷에서 올라오는 버터향, 케이준 감자튀김의 바삭함과 짭조름한 맛이 생생하다.
매장 안에는 사람이 많아서 앉을 자리가 없었다. 키오스크에 줄 서서 기다리는데 바로 옆 자리 사람들이 일어나길래 가방을 후딱 던졌다. 나는 클래식치킨샌드위치, 여자친구는 스파이시치킨샌드위치 세트를 시켰다. 가격은 7800원으로 싼 편은 아니다. 옛날 추억의 맛을 느낄 수 있을지 기대가 됐다. 비스킷을 추가하면 다 못 먹을 것 같아 시키지 않았다. 사람이 많다 보니까 기다리는 시간이 패스트푸드 가게치곤 길었다. 15분 이상 기다린 것 같다.
맛은 특이하면서 좋았다. 옥수수 빵을 버터에 구운듯 했다. 버터의 풍미가 확 올라오는데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마요네즈 소스는 듬뿍 들어가 있고 치킨패티는 겉바속촉이었다. 깻잎향이 느껴지길래 뭔가 살펴보니 피클이 들어있었다. 다른 곳에 비해 오이향이 강했다. 한입 베어 물면 버터향, 치킨의 몽글함, 마요네즈의 쫀득함, 오이 깻잎향이 확 퍼진다. 나보다 여자친구가 더 만족스럽게 먹은 것 같다. 평소 햄버거를 정말 사랑하는 여자친구인데 치킨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는 싫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치킨샌드위치 세입 정도 먹었을 때, 콜라를 빨아먹고 있었다. 햄버거가 어디 갔냐고 묻자 배시시 웃는다. 같이 웃었다.
엄마에게 파파이스에 갔다고 자랑을 했다. 같이 먹고 싶다는 엄마 카톡에 마음이 찡하다. 카톡에 한문장을 써본다. 보고 싶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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