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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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에 있는 스시상점에 갔다. 이곳은 사시미로 유명한 곳이다. 

 

스시상점은 매일 메뉴가 바뀌는 것 같다. 사장님이 매일 새벽 수산시장에 가서 재료를 구해온다고 하셨다. 좋은 재료를 쓰다 보니 주류는 필수로 시켜야 한다. 이용시간은 3시간이다.
 
우리는 오늘의 사시미 (가격 4.1만원) 을 시켰다. 돌가자미, 자연산 대광어, 북해도 가리비 관자, 대삼치, 홍새우, 민농어, 대참돔, 시메사바, 흑돔, 한치+보리된장, 마구로 육회, 잿방어로 구성되어 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캐나다 생물우니(성게알)… 이거 먹고 진짜 눈물 흘렸다. 돈이 아깝지 않은 우니는 여기가 처음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 스시상점 구경을 해보자. 글을 쓰기 위해 사진을 보는데 위가 요동친다. 혀 아래에서 광천수가 샘솟고 있다. 또 가고 싶다. 
 

돈 많이 벌자... 
 
 


 
 

사시미가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사장님이 정성스럽게 준비하신다. 메추리알과 곤약 조림이 식전 음식으로 나오는데 훌륭하다. 계속 당기는 맛이다. 두 번 더 리필했다. 각종 사케 병들이 진열돼 있다. 다음에는 사케를 먹어보고 싶다. 사시미, 스시를 먹기 전에 간장 찍어먹는 게 국룰이다. 대체로 간장이 맛있는 집들은 사시미와 스시도 맛있다. 젓가락으로 간장 찍먹 20번 정도 했다. 
 
 

드디어 오늘의 사시미가 나왔다. 딱봐도 윤기가 흐르고 찰진 모습이다. 사시미 한점 한 점마다 광택이 흐른다.
 

첫 점으로 한치를 보리된장에 싸 먹었다. 이게 한치인지 모를 정도로 젤리 같았다. 숙성이 아주 잘된 것이다. 마구로 육회의 참기름 소스가 너무 고소했다. 잘게 썰린 쪽파들은 느끼함을 잡아줬다. 와사비는 적당히 매워서 좋았다. 한점 한점 집어먹을 때마다 코찡 미간찡을 했다. 코르가즘, 미르가즘이라 불러야겠다. 음미하며 먹게 되는 사시미였다. 
 

이곳의 흰살생선들은 숙성이 잘돼서 부드러웠다. 식감이 조금 아쉽다고 느낄 수 있다. 오독오독한 사시미 재료들을 추가하면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신다면 대만족하실 것이다. 
 

북해도 가리비 관자를 먹었는데 꿀을 살짝 펴바른듯한 은은한 단맛이 느껴졌다. 조개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가리비는 좋았다.
 
삼치는 훈연향이 아주 깊게 베여있었다. 사시미를 먹다보니 집에 있는 라프로익 위스키가 떠올랐다. 다음에는 집에 있는 위스키를 들고 와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콜키지는 내야 할 것이다. 
 
고급 어종들은 육질이 찰졌다. 젤리같은 식감이 느껴져서 재밌었다. 
 

오 늘 의 베 스 트. 캐나다산 생물 우니다. 생물이라서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저언혀 비린맛, 쓴맛이 없고 달달하고 부드러운 크림 맛이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우니 중에 가장 맛있었다. 밥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배고프다. 맛있는 사시미 집, 스시 집을 가면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다.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있다. 
 

우니와 함께 나오는 감태다. 싸먹으면 감태의 바다향과 우니의 달달함이 어우러져 미친 맛이 탄생한다. 
 

회와 싸먹어도 맛있지만... 우니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밥이다. 우니 스시, 우니 덮밥을 먹고 싶었다. 여기는 밥도 맛있다. 
 

우니를 먹다보니 술이 당겼다. 시원한 테라를 한병 시켰다. 맥주잔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 같다. 잔도 시원하고 맥주도 시원하다. 
 

정말 참을 수 없는 맛이다. 여자친구는 원래 우니를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날은 다른 사람이 됐다. 우니파 신도가 된 것 같았다. 역시 어떤 음식을 먹고 맛이 없다고 느껴졌다면 재료의 문제 혹은 요리사의 문제다. 첫 경험이 중요하다. 맛없는 우니를 먹어본 사람은 우니가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틀을 깨부수는 우니였다. 여자친구가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시메사바와 계란으로 마무리했다. 다른 사시미와 비교했을 때, 계란은 조금 아쉬웠다. 계란 특유의 비린맛이 났기 때문이다. 약간 실망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서비스라며 디저트를 주셨다. 
 

모짜렐라 치즈, 찰토마토, 크래커 그리고 연유다. 이걸 먹는 순간까지도 배가 고팠다. 맛있는 음식점을 가면 배가 계속 고프다. 지금도 배고프고 그때도 배고프고 다음에 스시상점을 가도 배고플 것이다. 누군가 신림 근처에서 사시미집을 찾는다면 넘바완으로 이곳을 추천할 것이다. 


★ 스시상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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