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감동 방문
동작구 사당동 1019-19 (사당역 10번 출구 / 이수역 7번 출구 도보 5분)에 위치한 훈감동에 방문했다. 평소 이 골목을 자주 지나가는데 때때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가길래 궁금했다. 훈감동은 15:00 - 17:30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다. 여자친구와 나는 17:25분에 가게 앞에 서성이고 있었다. 그러자 종업원분이 들어오라고 안내해주셨다.
훈감동 이름의 뜻
'훈감'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맛이 진하고 냄새가 좋다.
2. 푸짐하고 호화롭다.
'동'의 뜻은 일본어로 덮밥(돈부리)를 뜻한다.
'훈감동' 이름만 보면 감동적인 맛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감동까지는 아니었다. 만족보다 아쉬움이 많은 가게다. 아쉬운 점과 그 이유를 정리해 보자.
가게 내부
가게 내부는 일본 느낌이 나는 소품들이 있었다. 특이한 소품도 있었다. 우리가 앉은 자리에는 호랑이 그림이 걸려있었다. 강한 느낌이다. 일반적인 장식물은 아니다. 아마도 사업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걸어둔 부적이 아닐까 싶다. 호랑이는 양의 기운이 많은 영물이다.
자리에 앉자 종업원이 가능한 메뉴와 불가능한 메뉴를 설명했다. 그리고 가게 방침이 바뀌어 점심과 저녁에 다르게 운영된다고 했다.
점심엔 텐동(튀김덮밥)과 사케동(연어회덮밥) 등의 식사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정통 일식 덮밥집이고 저녁엔 쿠시카츠(꼬치튀김)과 사시미, 파스타, 사라다 등의 간단한 안주 그리고 하이볼과 생맥주를 즐길 수 있는 이자카야 스낵바가 된다. 저녁에도 식사 주문은 가능하다.
물은 보리차가 나온다. 보리차가 구수하니 맛이 좋았다.
여기까지 좋았다. 장국이라는 빌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문제의 장국이다. 이런 장국은 처음 먹어본다. 차라리 편의점 인스턴트 장국이 더 나을 것 같다. 몇 번 재탕한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일주일 전에 끓여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다. 온도감은 거의 없는 차가운 장국이다. 생명력이 전혀 없었다. 사진을 보니 더 맛이 없어 보인다. 시래깃국을 대충 퍼다 놓은 것 같다. 국물은 맹물 같기도 하고 된장향이 나긴 하는데 이상한 향이 난다. 여자친구는 국물을 살짝 찍어 먹더니 다시는 손을 대지 않았다.
일식집에 가면 장국이 먼저 나온다. 웰컴푸드다. 보통 따뜻하고 간간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일반적이다. 식욕을 돋구는 역할, 반갑다는 인사를 건네는 음식인데... 그 어떤 역할도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입맛을 없게 만들었다.
메뉴(사케동, 사케우니이쿠라동)
음식 메뉴는 사케동, 사케우니이쿠라동을 시켰다.
플레이팅 괜찮다. 예쁘게 담겨 나온다. 해산물 식재료에서 문제는 없었다. 우니가 비리지도 않았고 다시마에 숙성된 연어도 괜찮았다. 그 런 데 밥이 문제였다. 밥이 너무 질었다. 식초향도 충분히 날아가지 않아서 시큼했다. 개인적으로 초밥도 덮밥도 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밥이 맛없으면 아무리 재료가 좋아도 먹기가 싫다.
또 하나의 문제는 회간장 맛이 시큼했다. 회간장이 아니라 진간장 같았다. 아마 배합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보통 회간장은 진간장에 물, 당분, 다시마, 가다랑어 추출물을 넣어 감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은 그냥 진간장 같았다. 보통 회집 가면 간장을 찍먹 하면서 기다리는데 이곳은 간장에 손이 가질 않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오히려 서비스로 나온 돼지고기 등심 튀김, 애호박 튀김이 맛있었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이 딱이다. 서비스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았다. 서비스는 말 그대로 서비스다. 메인요리에 만족해야 서비스를 받았을 때 기분이 좋은 것이다. 맛있는 서비스 때문에 메인요리가 더 아쉽게 느껴졌다.
추천하지 않음
추천하고 싶지 않은 가게의 특징은 먹고 나서 돈이 아깝다고 느껴지는 것, 다른 식당이 떠오르는 것이다. 대안 식당이 많다. 긴자OO이 떠올랐다. 이번 경험을 통해 '줄을 길게 선 곳이 맛집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재방문확률은 10%다. 모든 일식집이 문을 닫으면 이곳을 방문하여 사케동이 아닌 텐동을 먹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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