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오픈한 고멘이라는 라멘집에 방문
자전거를 타고 자주 지나가는 도로가 있다. 어느 순간 그 도로의 길모퉁이에서 공사가 시작됐고, 고멘이라는 라멘가게가 들어섰다. 다른 음식점이었으면 그냥 지나쳤을텐데 라멘 가게라서 계속 눈여겨보고 있었다. 난 라멘 마니아다. 오늘 퇴근하자마자 바로 고멘으로 향했다. 날도 쌀쌀한 것이 뜨끈한 라멘 국물이면 온몸이 사르르 녹을 것 같았다.
가게 간판은 아주 잘 보인다. 검은색 바탕에 하얀 글씨로 고멘이라고 적혀있다. 고멘은 미안하다는 뜻도 있지만 면허, 공인, 특허를 뜻하기도 한다. 즉, 라멘 면허를 가진 주방장, 라멘 특허를 가진 주방장, 라멘 공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그렇다면 분명 라멘 실력에 자부심이 있는 분이 주방장일 것이다. 약간 기대하면서 들어갔다.
가게 내부
고멘에 들어가니 주방장님이 힘차게 인사해주셨다. 인사드리고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키오스크로 가서 어떤 메뉴가 있는지 살펴봤다. 메뉴는 간소화되어 있다. 토리 쇼유(기본), 토리 쇼유(블랙), 한정메뉴는 토리파이탄(뽀얀 국물라멘)이다. 덮밥류로는 돈부리덮밥, 오야꼬동이 있다. 좀 진한 것이 먹고 싶어서 토리 쇼유(블랙)를 시켰다.
차슈, 멘마, 달걀, 면, 고멘 특제 다시밥 등의 토핑을 추가할 수 있다. 일단 오늘은 첫 만남이니 추가 없이 기본으로 시켰다. 간 조절을 필수로 해야 하는데 연하게, 보통, 진하게 이렇게 세 가지가 있다. 밑에서 라멘 맛에 대해서 설명하겠지만 이곳은 다른 라멘집에 비해 간이 강한 편이다. 짠 것이 싫다면 '연하게 해주세요'를 선택하길 바란다.
가게 내부는 아주 넓은 편은 아니다. 6~10명 정도 들어올 수 있는 크기다. 아직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만약 라멘 맛집으로 소문이 난다면 가게가 좁기 때문에 웨이팅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세팅되어 있는 집기류는 간단했다. 김치, 단무지 같은 밑반찬이 따로 없다. 나중에 라멘이 나올 때 직원분이 필요한지 물어봐 주신다. 필요한 사람은 요청하자. 여기 물은 생수가 아니라 우롱차?다. 구수하니 맛이 좋았다.
메뉴(토리 쇼유(블랙) 보통진하기)
토리 쇼유(블랙) 라멘이 나왔다. 메뉴가 나오기까지 10~15분 정도 걸렸다. 플레이팅을 참 예쁘게 했다. 가격이 왜 1만 3천 원인지 이해가 됐다. 들어가는 재료가 푸짐하다.
먼저 국물을 한입 먹었는데 생각보다 간이 강했다. 이점 참고하시어 주문하셨으면 한다. 다른 라멘집보다 짜다.
레몬 슬라이스가 한 장 들어간다. 그리고 파의 흰색 부분을 다져서 한편에 쌓아주셨고, 향긋한 미나리가 있었다. 라멘에 미나리가 나오는 곳은 거의 못 봤다. 독특해서 좋았다. 마치 쌀국수의 고수처럼 밋밋한 국물에 쌉쌀함을 더하는 느낌이다.
★ 이 가게의 포인트 : 수비드 닭가슴살의 두께가 미쳤다. 조리도 잘돼서 아주 부드러웠다. 두께감 + 부드러운 식감이 더해지니 마음이 풍족해졌다.
멘마(죽순)를 보라. 머리를 빗어도 되겠다. 처음에 국물이 짜서 약간 실망할 뻔했는데 재료들이 짠맛에 실망한 내 마음을 덮어버렸다. 이 집은 재료에 진심이다. 재료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한 것이 느껴졌다.
면발은 잘 익혀서 흠잡을 것이 없었다. 차슈도 부드럽다. 맛이 있긴 한데 국물은 짜다. 이것의 옥에 티.
총평
고멘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재료에 진심이다. 양, 맛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2. 짜다.
고멘, 좋았냐고 묻는다면 좋았고, 재방문 확률은 70% 정도다. 간이 강한 것을 좋아하는 여자친구와 함께 다시 방문하고 싶다. 재료들이 좋아서 다른 메뉴를 먹어보고 싶다. 다음에는 간을 약하게 주문해서 부족하면 간을 추가하던지 해야겠다. 다른 라멘집에서 간이 약하면 타레소스를 추가로 넣어줬는데 이것이 더 좋은 방법 같다. 짜서 못 먹는 것보다 싱거워서 추가하는 것이 낫다. 이점이 보완되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라멘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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