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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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 공만치킨 방문

사당동 공만치킨
공들여 만든 치킨 공만치킨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을 보기 위해 동네 치킨집을 찾아다녔다. 9시에 경기 시작이어서 1시간 전에는 자리를 잡았어야 했는데 늦어버렸다. 저녁 여덟 시 삼십 분... TV가 있는 가게는 모두 만석이었다. 사당동 먹자골목 main street에서 조금 벗어난 가게들은 자리가 있을까 싶어서 기웃거렸는데 운 좋게도 공만치킨에 한자리가 남아있었다. 지나가다가 한 번은 가봐야지 눈 여겨봤던 곳이다. 

 

치킨은 OK, 나쵸칩 이거 왜 이러죠? 

공들여 만든 치킨
공들여 만든 치킨

공들여 만든 치킨이라는 뜻으로 공만치킨이다. 치킨 맛은 어떨지 궁금했다. 윙봉반반치킨을 시켰다. 

 

공만치킨 윙봉반반치킨. 가격 1만 9천원. 

여자친구와 나는 맛있다고 연신 말하며 치킨을 먹었다.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달콤매콤한 소스가 좋았다. 종업원분에게 청양마요 소스를 추가할 수 있냐고 여쭤보니 서비스로 주시는 것도 참 감사했다. 스코티쉬 파이퍼 하이볼도 아주 좋았다. 시원한 잔 덕분에 축구로 뜨거워진 몸의 열기를 낮출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다음에 또 방문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비스도 좋고, 맛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 러 나 

내 생각은 산산이 부서졌다. 

 

축구경기 시간도 남아있고, 치킨이 맛있어서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어서 메뉴판을 살펴봤다. 나쵸칩을 좋아해서 약간 기대하며 나쵸칩을 시켰다. 나쵸칩의 가격은 1만 3천원. 주문하고 5분 정도? 지나서 메뉴가 바로 나왔다. 

 

나쵸칩 바가지나쵸칩 바가지나쵸칩 바가지나쵸칩 바가지
충격적이다

처음에 눈을 의심했다. 이게 나쵸라고? 그것도 가격이 1만 3천원인데 이렇게 나온다고? 그냥 리코스 나쵸칩 한봉지를 뜯어가지고 반쯤 그릇에 그대로 넣었다. 편의점에서 나쵸과자를 하나 사서 그 위에 치즈를 얹어 먹어도 이거 보단 나을 것이다. 나도 장사를 해본 적이 있는데 이건 그냥 알아서 먹으라고 던져준 것이다. 파슬리 가루를 뿌리거나, 모짜렐라 치즈를 위에 올려주거나, 토마토를 잘게 썰어 뿌려주거나, 치즈소스와 살사소스를 같이 줬다면 내가 이렇게 분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건 정도가 지나치다. 과자를 까서 바로 손님에게 주고 1만 3천 원을 받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소래포구 바가지 이후 처음 느껴본 분노다. 

 

공만치킨 나쵸칩 바가지 공만치킨 나쵸칩 바가지 치즈소스

치즈소스라고 나온 저 소스를 먹어보니 마요네즈보다 못한 맛이다. 말그대로 無맛이다. 도대체 무엇을 넣고 만들었을까? 시중에 파는 소스는 아닌 것 같다. 사장님이 직접 먹어봤으면 좋겠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가격과 맛이라서 사장님에게 물어봤다.

 

"혹시 나쵸칩이 정말 이렇게 나오는 것이 맞나요?"

 

그렇다고 하신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전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 척했을 수도 있다. 

 

재방문 확률 0% 

기타13000
기타13000

알고보니 나쵸칩은 원래 공만치킨에 있는 메뉴가 아닌 것 같다. 공만치킨 가맹점 사이트에 들어가 봐도 나쵸칩은 없었다. 가맹점에서 이런 메뉴를 내놓았을 리가 없다. 영수증을 보면 없는 메뉴라서 기타13000원으로 찍은 것을 볼 수 있다. 공만치킨 가맹점에 전화해서 이런 메뉴를 내놓아도 되는지 물어봐야겠다. 사당동 공만치킨을 다시 방문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재방문 확률은 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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