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1세대 분실
2021년도에 생일 선물로 받은 에어팟 1세대를 분실했다.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꼼꼼하게 내가 앉았던 자리를 살피고 일어나는 편이고, 물건을 평소에 잘 잃어버리지 않는데 그날은 유독 부주의했던 것 같다. 뭐에 쓰인 것 같기도 하다. 원인은 분명했다. 바지 통과 주머니가 큰 힙한 바지를 입었기 때문이다. 주머니가 커서 넣어뒀던 휴대폰, 지갑이 흐르기도 했다. 그래서 흘릴까봐 가방 주머니에 에어팟을 넣어두었다. 괜히 가방에 넣어뒀다가 누가 가져갈까 다시 주머니에 넣었고, 결국 잃어버렸다. 거의 3년을 썼다. 유선 이어폰을 대신해서 너무 편리하게 썼는데 아쉽고 속상하다.
내가 에어팟 1세대를 잃어버렸다고 깨달은 순간은 택시를 타고 내렸을 때다. 택시에서 내린 후,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는데 주머니를 확인해보니 에어팟이 사라진 것이다. 지하철에서 내릴 때는 에어팟이 주머니에 있었다. 택시에서 잃어버린 것 같았다. 일단 택시 기사님에게 물어보기로 한다. 그런데 택시 번호가 기억나지 않았다.
에어팟을 찾기 위해 시도한 방법
1) 티머니 택시 분실물 차량 조회
방법은 있었다. 택시 결제를 티머니로 했다. 티머니에 연락해서 결제한 택시 번호와 기사님의 휴대전화번호를 받았다.
택시에서 내린지 10분 정도 지나고 다시 연락을 했다. 기사님이 전화를 받았고, 뒷좌석에 흰색 에어팟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없다고 하신다. 분명 있을 것 같은데 없다고 하신다. 지하철에서 내릴 때는 주머니에 에어팟이 있었다. 당장 확인할 수도 없고, 기사님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택시기사님에게 문자를 한통남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답장이 없다.
2) 아이폰 나의 찾기
아이폰에 등록된 기기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기능은 에어팟 1세대와 무관한 것 같다. 사실상 에어팟 1세대는 분실등록이 되지 않는다. 위치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위치만 나올 뿐이다. 나 같은 경우 마지막 위치도 알 수 없었다. 나의 찾기를 눌러서 사운드 재생을 눌러봐도 응답이 없다. 아무리 기다려도 응답이 없다.
3) 경찰청 유실물 통합 포털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방법은 경찰청 유실물 통합 포털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기간 설정, 습득물명에 에어팟을 입력한다. 습득지역과 습득장소를 세부적으로 설정하면 찾을 확률이 높다. 언제 어디서 내 에어팟이 경찰청 습득물로 등록될지 모른다. 그러나 이 방법도 에어팟 1세대를 찾는다는 보장이 없다. 몇일째 보고 있지만 내 것으로 보이는 에어팟은 없었다.
결론...
찾을 확률이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에어팟이 1~2만 원 하는 것도 아니고 줍는 사람은 땡잡았다 생각하고 자신이 쓰거나 중고로 팔아버릴 것이다. 노력해서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다. 잃어버린 것에 집착하면 머리가 복잡해지고 다른 일에 집중하기 힘들어진다.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에어팟 1세대는 이제 내 손을 떠났다. 아쉽고 속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 예전에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도 그랬다. 주운 사람이 돌려주길 기대했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그동안 고마웠던 에어팟 1세대를 마음에서 떠나보낸다. 슬픔 속에 에어팟 1세대를 지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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