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문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 문체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한번쯤은 정리할 필요가 있는 주제입니다.
문체란 무엇일까요? 문장의 개성적 특색, 글투라고도 부릅니다. 말투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말투가 특이한 사람을 떠올려보면... 대통령이 떠오릅니다. 노무현, 이명박, 문재인, 윤석열 대통령님들의 말투는 다 개성이 넘칩니다. 그래서 따라 하는 사람들도 많지요. 누군가의 글도 그 사람의 개성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문장의 특색이나 길이, 리듬, 속도, 표현법, 낱말의 선택 등이 그 개성을 보여줍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문장의 길이에 따라 간결체와 만연체, 부드러운가 강한가의 힘에 따라 우유체와 강건체, 꾸미는 말이 적은가 많은가에 따라 건조체와 화려체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것은 세부적인 문체에 해당하여 다루지 않겠습니다. 오늘은 경어체와 평어체에 대해서 논해보겠습니다.
경어체(존댓말)의 정의와 장점
경어체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에 대하여 공경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문체.'
쉽게 얘기해서 높임말을 문장으로 나타낸 것이죠. ~ 습니다. ~요. ~입니다 등은 경어체의 예시입니다.
7년 전, 군대에서 조교를 할 때 훈련병들에게 경어체를 사용하라는 사단 지침이 내려왔습니다. 훈련병도 같은 병사라서 명령을 하더라도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훈련병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빨리~합니다." "~로 이동합니다." 경어체를 사용하자 훈련병들이 느낄 군대의 강압적인 분위기가 상당히 부드러워졌습니다. 하지만 조교들의 권위와 통제력이 약해졌죠. 높임말을 사용하니 군대의 수직적인 문화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위 사례처럼 경어체를 사용하면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높여서 대하면 예의 바른 이미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 경어체로 쓰인 글은 조금 더 친밀한 느낌이 들고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 글쓰기에서 경어체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했다, ~다 로 끝나면 글자수가 줄어들죠. 경어체를 사용하면 글자수를 늘릴 수 있어 분량 채우기 좋습니다.
평어체(반말)의 정의와 장점
평어체는 표준어로 등재되지 않아 사전적 정의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상대방을 낮추어 대하지 않는, 예의 갖춘 말놓기' 라는 정의도 있고 '손아랫사람에게 하듯 낮추어하는 말'이라는 반말과 비슷한 정의도 있습니다. 그냥 쉽게 경어체와 반대되는 개념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했어? ~했다. ~군. ~걸 등이 평어체의 예시입니다.
평어체 사용의 대표적인 예로 '아는 형님'이 있습니다. 출연자들은 서로 높임말을 사용하지 않고 반말을 사용합니다. 사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대한민국 유교사회에서 수직적인 구조를 벗어나 평어체를 사용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평어체를 사용해서 글을 쓰면 전문가처럼 보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문장이 짧아 핵심만을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신문기사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단점은 권위가 느껴져서 딱딱하고 다가가기 힘든 느낌을 줍니다.
개인적인 경험상, 평어체를 사용하는 블로거들 중에는 마음, 감정이야기 보다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거나 현실적이고 차갑고 시니컬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결론
경어체를 사용하면 예의 바르고 친절해 보여서 사람들이 호감을 느낄 수 있다. 무난해 보인다.
평어체를 사용하면 딱딱해 보여서 사람들이 다가가기 힘들다고 느낄 수 있다. 때로는 건방지다고 느낄 수도 있다.
독자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경어체를 쓰자.
독자들에게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하고, 신뢰를 얻고 싶다면 평어체를 쓰자.
양날의 검이다. 장점과 단점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문체를 선택하면 된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햄버거집에서 된장찌개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 된장찌개 집에서 햄버거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
블로그 주제, 개인의 성격, 쓰고자 하는 글의 종류에 따라 문체가 정해진다.
평어체든 경어체든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독자들에게 내놓는다면 단골이 만들어질 것이다.
당신은 평어체를 쓸 것인가? 경어체를 쓸 것인가?